영화 리뷰81 토이 스토리 5 (릴리패드, 아날로그, 프랜차이즈 피로감) 픽사의 31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자 토이 스토리의 다섯 번째 시리즈, 토이 스토리 5가 2026년 6월 개봉을 확정했습니다. 3편의 완벽한 마무리, 4편의 논란을 지켜봤던 저로서는 솔직히 기대 반 걱정 반이었는데, 공개된 트레일러를 보고 나서야 비로소 "이건 한번 믿어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릴리패드가 던진 질문 — 디지털 시대의 장난감 생존기이번 작품의 핵심 빌런은 사람도, 버려진 장난감도 아닙니다. 보니가 선물로 받은 스마트 기기 '릴리패드'입니다. 개구리를 모티브로 한 녹색 디자인, 매끄러운 광택의 미래형 소재. 제가 트레일러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빌런이 장난감이 아니라 태블릿이라는 발상이 이렇게 날카롭게 꽂힐 줄은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릴리패드는 단순한 장난감.. 2026. 8. 8. 영화 <HOPE> (세계관, 외계인과 믿음, 결말이 던지는 진짜 질문) 나홍진 감독이 영화 를 3부작으로 구상했다는 사실을 알고 극장을 나섰을 때, 저는 오히려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습니다.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야 막이 올랐다는 뜻이었으니까요. 156분 내내 숨을 쥐어짜이면서도 영화가 끝났을 때 뭔가 터진 것 같으면서도 미완이라는 느낌이 동시에 들었는데, 알고 보니 그 감각이 정확히 감독이 의도한 것이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직접 영화를 보고 공식 인터뷰와 이동진 평론가와의 대담 내용을 토대로 의 세계관과 결말의 의미를 나름대로 풀어보려 합니다.영화 의 세계관: 불시착에서 시작된 비극의 구조영화를 보는 내내 제가 가장 당혹스러웠던 건, 극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사건의 선후 관계가 완전히 뒤집혀 버린다는 점이었습니다. 처음엔 분명 외계인이 먼저 공격해 온 것처럼 보였는데, .. 2026. 8. 8. 영화 <이끼> (범죄마을, 인간본성과 권선징악, 또 다른 이끼) 영화 는 아버지의 부고를 받고 찾아간 아들이 마을 전체가 범죄자들로 구성된 폐쇄적 공동체임을 밝혀내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처음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은 딱 하나였습니다. "왜 하필 제목이 '이끼'일까." 그 답을 찾는 과정이 곧 이 영화 전체를 이해하는 열쇠였습니다.범죄마을의 구조 — 이장 한 마디에 태도가 뒤집히는 마을영화 속 해국이 처음 마을에 발을 들였을 때, 제가 직접 느낀 건 그 불편한 눈빛들이 단순한 텃세가 아니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서울 사람은 까다로워서 하루도 못 살아"라는 말 한마디가 환영의 부재를 넘어 노골적인 추방 선언처럼 들렸습니다. 경찰은 사망자 확인을 이미 이장이 전화로 받았다며 넘어가고, 사인을 묻는 해국에게 검안의조차 제대로 된 답을 내놓지 않습니다. 저는.. 2026. 8. 7. 영화 <사도> (임오화변, 부자갈등: 영조와 사도세자, 총평) 비극적인 결말을 이미 알고 있는 역사 영화를 굳이 봐야 할까, 잠시 망설였습니다. 그런데 2015년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는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었다'는 사실보다 '왜 그 지경까지 갔는가'를 묻는 영화였습니다. 624만 명이 선택한 이유가 있었습니다.임오화변, 그날의 사건이 아닌 그날까지의 이야기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 영화를 꽤 오래 미뤄뒀습니다. 결말을 알고 보는 비극만큼 소모적인 게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그 판단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영화는 첫 장면부터 예상을 뒤엎습니다. 날이 시퍼렇게 선 칼을 움켜쥔 세자가 영조의 침소로 거칠게 달려드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저는 그 첫 장면에서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흔히 사극에서 기대하는 차분한 도입부가.. 2026. 8. 7. 광해, 왕이 된 남자 (역사왜곡, 리더십, 중립외교) 솔직히 저는 광해군을 그냥 폭군으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역사 시간에 배운 인조반정, 폐위된 왕, 그 정도였죠. 그런데 영화 한 편이 그 인식을 완전히 뒤흔들었습니다. 광대 하선이 왕의 자리에 앉아 오히려 진짜보다 더 왕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들을 보며, 제가 알던 '광해'가 얼마나 단편적인 이미지였는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역사왜곡: 역사가 지워버린 15일, 그 공백이 영화가 되다일반적으로 조선왕조실록은 완벽한 역사 기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영화를 보고 나서 찾아봤더니, 실제로 광해군 재위 시절 보름치 기록이 통째로 사라져 있다는 사실이 확인됩니다.바로 이 공백에서 영화의 씨앗이 싹텄습니다. 실록에는 "알리지 말아야 할 일은 조보에 싣지 마라"는 구절이 남아 있습니다. 여기서 조보란 오늘날.. 2026. 8. 7. 어바웃타임 리뷰 (시간여행 능력, 관계, 일상의 행복, 로맨틱 코미디)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그냥 가볍게 볼 로맨틱 코미디인 줄 알았습니다. 제목도 그렇고 포스터도 그렇고, 설레는 사랑 이야기 한 편 보겠다 싶었죠. 그런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쯤 저는 꽤 오래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팀과 그의 아버지 빌이 마지막으로 나누는 산책 장면 때문이었습니다.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를 쓰면서도 결국 이 영화가 말하려 했던 건 사랑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이었다는 걸, 저는 그제야 알아챘습니다.시간여행 능력, 팀은 왜 사랑에만 썼을까영화는 팀이 성년의 날을 맞아 아버지로부터 가문의 남자들만 가질 수 있는 시간여행 능력을 전해 듣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처음엔 당연히 믿지 않다가 직접 장롱 안에서 시험해 보고 나서야 현실로 받아들이죠. 흥미로운 건 팀이 이 능력을 어디에 쓸지.. 2026. 8. 6. 이전 1 ··· 10 11 12 13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