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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영화 <디 업사이드 (The Upside)> (케미, 원작 비교, 감동적인 장면들)

by 대장마녀 2026.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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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사이드 (2019)

 

전신마비 억만장자와 전과자 출신 백수가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처음 이 조합을 들었을 때 저는 솔직히 별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프랑스 원작 <언터처블: 1%의 우정>을 본 후 그 영화의 리메이크 작품인 <업사이드>도 시청했습니다. 이 영화가 리메이크 작품이라는 점에서 망설일 수도 있는데, 저도 같은 이유로 한참 미루다가 결국 보게되었습니다. 그 선택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전혀 다른 두 사람이 만드는 케미

영화의 시작부터 델(케빈 하트)이라는 인물은 보는 사람을 황당하게 만듭니다. 감방에서 막 나온 사람이 펜트하우스 청소부 자리에 지원하러 온 것도 모자라, 면접 대기 중에 지루하다며 서재로 혼자 들어가 버리죠. 필립(브라이언 크랜스톤)은 사인만 받아가려는 이 뻔뻔한 남자를 보며 오히려 웃습니다. 저는 이 장면이 영화 전체의 톤을 결정하는 순간이라고 느꼈습니다.

브라이언 크랜스톤의 연기는 정말 인상적입니다. 전신마비(Quadriplegia), 즉 사지가 모두 마비된 상태에서 눈빛과 미세한 표정 변화만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장면들이 제법 많은데, 그게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케빈 하트는 주로 스탠드업 코미디언 출신으로 코미디 영화에서 두각을 나타냈는데, 이 작품에서는 단순히 웃기는 캐릭터가 아니라 전과자로서 가족들에게 실망감만을 주었기때문에 가족과 단절된 채 살아온 사람의 묵직한 내면을 함께 보여줍니다.

두 사람의 케미(Chemistry), 다시 말해 배우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감정적 호흡이 이 영화를 끌어가는 가장 큰 동력입니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의 빈틈을 채워주는 관계가 억지스럽지 않게 그려지는 건, 아마도 두 배우가 실제로도 꽤 잘 맞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느낀 건데, 이 둘의 호흡은 교본처럼 조율된 느낌이 아니라 진짜 즉흥적인 대화처럼 흘러갑니다.

  • 브라이언 크랜스톤: 눈빛과 표정만으로 전신마비 자산가의 내면을 전달하는 절제된 연기
  • 케빈 하트: 코미디를 넘어 가족 서사와 성장을 동시에 소화한 균형 잡힌 퍼포먼스
  • 니콜 키드먼: 차갑고 이성적인 비서 이본 역으로 젤과 필립 사이에서 둘 사이의 균형을 맞춰주며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 조력자
요약: 두 배우의 자연스러운 케미가 영화 전체를 끌어가며, 특히 브라이언 크랜스톤의 절제된 연기가 극의 무게를 잡아준다.

 

원작 비교, 뭐가 달라졌나

프랑스 원작 <언터처블: 1%의 우정>(2011)은 개봉 당시 프랑스 역대 흥행 2위를 기록했을 만큼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작품입니다(출처: AlloCiné). 그 영화를 먼저 본 입장에서 <디 업사이드>를 보면, 뼈대는 거의 같습니다. 등장인물의 이름이 바뀌고 파리가 뉴욕 맨해튼으로 옮겨졌을 뿐, 두 남자가 만나는 방식, 점점 가까워지는 과정, 그리고 펜팔 상대 이야기까지 핵심 구조는 그대로입니다.

원작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보다 여백과 공기로 전달하는 유럽 특유의 서정적이고 절제된 화법은 리메이크에서 많이 희석됩니다. 대신 <디 업사이드>는 미국 특유의 훨씬 직접적이고 속도감 있게 영화가 진행됩니다. 감정을 숨기지 않고 바로 꺼내 보여주는 방식이죠.

저는 이 부분에서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단정 짓기가 어려웠습니다. 원작이 더 깊은 여운을 남긴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는 <디 업사이드>의 직관적인 감정 전달 방식이 오히려 더 편하게 와닿을 수 있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리메이크가 원작의 복사본에 그친다는 비판도 일리는 있지만, 케빈 하트가 연기한 델의 가족 서사, 특히 아들과의 관계 회복 과정은 원작에서 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그려져 감정 이입의 폭이 넓어진 부분이기도 합니다.

요약: 원작의 구조를 충실히 따르면서도 가족 서사를 강화해 감정 이입의 폭을 넓혔지만, 유럽 특유의 절제된 여운은 희석된 편이다.

 

감동적인 장면들, 솔직하게 말하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꼽으라면, 저는 핫도그 가게 씬을 먼저 떠올립니다. 필립이 밤에 숨쉬기 어려워지는 순간, 델이 나타나 위기를 넘기고 그 길로 둘이 핫도그를 먹으러 갑니다. 별것 아닌 장면 같은데 이 두 사람이 드디어 동등한 위치에서 그냥 같이 있는 첫 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이 씬에서 뭔가 툭 하고 풀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는 패러글라이딩 장면도 마찬가지입니다. 필립에게 이건 단순한 레저가 아닙니다. 아내와 마지막으로 하늘을 날다가 벼락을 맞아 아내를 잃은 곳이 바로 그 하늘이거든요. 그 하늘을 다시 선물받는 장면은, 솔직히 예상하고 봤음에도 꽤 뭉클했습니다.

다만 릴리와의 만남 이후 전개는 좀 아쉬웠습니다. 오랜 시간 편지로만 관계를 쌓아온 두 사람이 실제로 만나는 장면인데, 필립이 상처받고 델을 해고하는 흐름이 너무 급하게 처리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부분은 원작에서도 비슷하게 처리되긴 했지만, 관객이 두 사람의 감정에 더 충분히 머물 틈을 주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급전개가 전반부의 세심한 호흡과 여유있는 속도감과는 다르게 지나치게 빠르게 진행되어 온도 차가 좀 있다고 느꼈습니다.

요약: 핫도그 씬과 패러글라이딩 클라이맥스는 진심으로 와닿는 장면이지만, 릴리와의 만남 이후 전개는 다소 급하게 처리된 아쉬움이 있다.

 

총평 : 원작을 넘어선 또 다른 온기

<디 업사이드>는 완성도가 높은 아닙니다.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예측 가능한 전개, 후반부의 다소 급한 호흡, 원작의 여운을 그대로 기대하면 생기는 아쉬움까지, 한계는 분명히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미 프랑스 원작을 봤는데 굳이 이 영화를 다시 볼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두 영화는 같은 이야기를 전혀 다른 느낌으로 전달하는 고유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원작이 차분하고 깊은 여운을 남긴다면, 이 작품은 훨씬 직접적인 표현들로 감정들이 전달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측 가능한 전개나 할리우드식의 가벼운 해피엔딩이라는 비판은 분명 타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가진 가치는 분명합니다. 삶이 조금 무겁고 지치는 날,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이 영화는 충분히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출처: 디 업사이드_심층 분석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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